● 침체된 우리 경제가 비상계엄과 탄핵 정국으로 인해 더욱 어려워진 모양새다. 현재 국내 전선업계의 상황은 어떠한가?
그렇지 않아도 안 좋은 경제 상황에 갑자기 몰아친 비상계엄과 탄핵정국으로 인해 경제가 매우 침체된 분위기다. 다른 산업도 마찬가지겠지만, 탄핵정국의 정치적 불안정은 중소업체가 많은 전선업계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건설업 침체로 가뜩이나 어려운 상황에서 정치적 불안정에 따른 영향으로 내수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매출 감소는 물론이고 일거리가 거의 없다시피 해 공장 가동률이 큰 폭으로 감소하는 등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 전선조합이 추진 중인 공동사업의 현황과 주요 성과를 설명해달라.
현재 추진 중인 주요 사항으로는 한국전기공사협회와의 업무 협력을 들 수 있다. 전선조합과 전기공사협회는 지난해 7월 오송 소재 협회 사옥에서 업무협약을 맺었다. 양 기관은 안정적인 전기공사와 전선공급을 위해 공동구매 및 공동판매에 서로 협력하기로 했다.
또 조합은 대·중소기업 상생협력사업의 일환으로 조합의 품질보증마크(KEWIC)를 조합원사 제품에 부착 지원함으로써 소비자들에게 제품 품질의 신뢰성을 향상시키고, 조합원사 브랜드의 이미지 제고와 판로 개척을 지원하고 있다.
● 전선조합에서 우크라이나 재건사업 참여를 검토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러시아와의 전쟁으로 우크라이나의 전력 인프라가 완전히 파괴됐다. 전후 우크라이나 재건사업 중 에너지 복구사업, 특히 전력 분야가 가장 우선적으로 복구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돼 우크라이나 전력망 구축 사업에 한국기업이 참여할 방안이 있는지, 방법은 무엇인지 등에 대해 우크라이나 전문가를 초청해 조합원사를 대상으로 간담회를 개최하면서 검토를 시작하게 됐다.
● 국내 전선업계가 보는 우크라이나 재건사업의 전망은 어떠한가?
우크라이나 재건은 가장 먼저 전력 복구사업부터 시작될 것이며 가장 많은 예산이 투입될 것이라고 한다. 국내 전선업계의 경우, LS전선, 대한전선 등 대기업은 나름의 글로벌 영업망을 이용해 참여 가능성을 타진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중소 전선업계는 전선조합을 중심으로 협의체를 구성해 해외인증과 마케팅 활동을 공동으로 수행하면 재건사업 참여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또, 생산 여력이 없는 유럽, 미국, 일본의 전선업계와 러시아를 지지해 참여 자체가 불가능한 중국 전선업계와는 달리 기술과 품질, 생산능력에서 앞서는 국내 전선업계는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된다.
전선은 특성상 제품의 중량이 무겁고 단가가 높아 섣불리 들어가기가 어렵다. 그래서 중소 전선업체의 유럽 수출 경험 부족에 따른 대금결제와 장거리 물류 등은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본다. 정부와 중소기업중앙회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
● 국내 전선업계가 우크라이나 재건사업과 관련해 추진하고 있는 일들이 있는가?
대기업들은 글로벌 영업망을 이용해 발전소에서 변전소까지의 송전에 사용되는 초고압 케이블뿐만 아니라 전력기기와 접속재를 포함한 전력공사 즉, 전력 시스템 사업 참여 가능성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
한편, 중소기업은 변전소에서 공장·건물·가정 등으로의 배전에 사용되는 일반 케이블과 관련해 우크라이나에서 주로 사용되는 제품군의 케이블 표준 및 인증과 관련한 정보를 수집하고 납품대금 회수방안을 마련하는 등 사업모델을 개발하고 상세한 현지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답사를 검토하고 있다. 또 차단기·변압기·개폐기 등 전력기기의 우크라이나 공급을 위해 한국전기공업협동조합과의 협업도 추진할 계획이다.
● 전선조합 차원에서 우크라이나 전력망 복구사업 참여를 위해 계획하고 있거나 준비 중인 것들이 있는가?
조합원사의 참여 수요를 조사해 추가로 간담회를 개최할 계획이며, 우크라이나 재건사업 참여를 준비 중인 유럽의 관련기관에 대한 벤치마킹 연구를 통해 사업모델을 개발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 우크라이나 전력망 복구사업 참여를 추진하기 위해 전선업계가 필요로 하는 정부 등의 지원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가?
정부를 비롯한 공공기관이 개발도상국의 경제발전과 사회복지 증진을 목표로 제공하는 원조, 즉 공적개발원조(ODA: 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를 통해 우크라이나 재건을 위해 제공되는 자금이나 기술협력에 국내 전선업체가 참여하거나, 또는 계획단계에서부터 국내 제품을 포함시켜 우크라이나에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은 방안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인력과 조직력을 갖춘 대기업과 달리 개별 중소기업은 재건사업에 참여하는데 한계가 있으므로 지원이 필요하다. 무엇보다도 해외 네트워크가 취약한 중소기업들을 위해 정부와 중기중앙회가 공신력있는 현지 네트워크와 정부기관을 연결해 주길 가장 바라고 있다. 정부 등에서 길만 터주면 나머지는 우리 중소기업들이 잘 해낼 수 있다.